기억의 분위기

추억은 어떤 하루가 아니라 어떤 순간이라는 글을 봤다.
우리는 언제 마주할지 모르는 찰나의 순간을 곱씹으며 살아간다.

어떤 추억은 꽤나 구체적이다. 
그날의 온도, 습도, 냄새, 빛의 색감
오감으로 받아들인 그날의 분위기.

복도를 걷다 살짝 벗겨진 슬리퍼 사이로 닿은 마루의 감촉이 유난히 좋았다거나
살짝 열어 둔 욕실 창문 틈으로 들어온 산들바람에 라일락 향기가 실려 왔다거나
소파에서 잠시 단잠이 든 사이 따스한 햇살이 폭신한 담요처럼 몸을 감싸고 있었다거나

공간과 닿아있는 사소한 감각을 매력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결국 세심하게 기억에 각인이 된다

잘빠진 디자인보다 불현듯 하게 오래 기억될 공간의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by. DY
#views